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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질문 vs 자유 글쓰기: 나에게 진짜 필요한 회고 방식은?

일기를 꾸준히 써온 분들이라면 아마 같은 갈림길에 서본 적이 있을 겁니다. 주어진 질문에 맞춰 쓸 것인가, 아니면 그냥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쓸 것인가? 질문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텅 빈 백지가 너무 막막하다고 말합니다. 반면 자유 글쓰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질문이 오히려 내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억지로 끌어낸다고 반박하죠.

둘 다 일리 있는 말입니다. 그래서 일기 쓰기에 관한 한, 이 질문의 진짜 정답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타이밍'에 관한 문제입니다.

가이드 질문의 장점

질문이 존재하는 이유는 텅 빈 백지가 진심으로 두렵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뭘 써야 하지?"라는 고민은 훌륭한 기록가조차 20분 동안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이드 질문은 출발점을 가리키며 여기서부터 시작하라고 알려줍니다. 오늘 아침 일과, 할머니에 대한 기억, 혹은 어릴 적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처럼요. 그러면 거짓말처럼 글이 써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미묘합니다. 질문에는 질문자의 의도가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그 질문은 당신의 시선을 특정한 주제로 끌어당깁니다. 그것이 오늘 당신 안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감정이 맞든 아니든 말이죠. 어떤 날은 질문에 이끌려 할머니에 대한 아름다운 글을 써 내려가지만, 정작 그날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진짜 문제에는 단 한 번도 다가가지 못한 채 끝날 수도 있습니다. 글은 썼지만, 온전한 나와의 대화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자유 글쓰기의 장점

자유 글쓰기는 전혀 다른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 아직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더라도, 그저 마주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펜을 종이에 대고 첫 문장이 스스로 나오도록 내버려둡니다. 흔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로 시작하는데, 사실 이게 가장 완벽한 시작입니다.

이 방식의 보상은 바로 '적합성'입니다. 당신이 쓰는 글은 그날 당신에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진실한 이야기입니다. 누구의 의도도 개입되지 않은 오직 당신만의 글이죠.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생각이 너무 엉켜 있어서 도저히 시작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날에는 자유 글쓰기가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게 됩니다. 페이지는 여전히 백지로 남아있고,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내면은 조용히 포기해 버립니다.

게다가 속도도 느립니다. 자유 글쓰기에는 이정표도, 체크리스트도, 해냈다는 성취감도 없습니다. 어떤 날은 이 점이 엄청난 해방감을 주지만, 또 어떤 날은 그저 목적지 없이 헤매다 길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제3의 길

질문과 자유 글쓰기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것은, 가이드가 글을 쓰기 '전'에 주어져야 한다는 전제하에만 성립합니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글을 쓴 '후'에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아무런 질문이나 방향 없이 자유롭게 글을 씁니다. 그저 당신의 마음이 백지와 만나도록 내버려두는 겁니다. 글쓰기가 끝나면, 그때 가이드가 등장합니다. 무언가가 당신의 글을 읽고 그것을 거울처럼 비춰줍니다. 글 이면에 깔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감정의 형태를 요약해 줍니다. 일기 한 편마다, 그리고 한 달이라는 시간에 걸쳐 당신이 실제로 느꼈던 감정의 분포도를 통해 당신의 마음을 꿰뚫는 하나의 선명한 실타래를 보여줍니다.

질문은 가이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가 아닙니다. 가이드를 '언제' 받을 것인가입니다. 글을 쓰기 전입니까, 아니면 쓴 후입니까?

질문 방식은 말합니다. "무엇에 대해 쓸지 내가 정해줄게." 자유 글쓰기 방식은 말합니다. "너 자신을 믿어." 그리고 제3의 길은 말합니다. "너 자신을 믿어. 그러고 나서 네가 믿었던 그 마음을 회고가 비춰주도록 내버려둬."

이것이야말로 가이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위치이자, 글쓰기를 방해하지 않는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가이드는 항상 글을 쓴 '후'에 와야 합니다. 왜냐하면 글은 오롯이 당신의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고는 그저 누군가 마침내 당신의 글을 정성껏 읽어주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니 정답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순간'의 선택입니다. 시작조차 막막해서 얼어붙을 것 같다면 가이드 질문을 선택하세요. 그것이 당신을 움직이게 할 것입니다. 질문이 묻지 않은 더 깊은 곳으로 갈 준비가 되었다면, 질문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쓰세요. 두 가지 모두 억지로 얽매일 철학이 아닙니다. 그저 두 개의 도구일 뿐이며, 유일한 진짜 실수는 잘못된 타이밍에 잘못된 도구를 꺼내 드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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